셔클, 세종시를 만나다
셔클의 성공적인 첫 사례, 세종시의 이야기를 시작하기에 앞서 셔클의 시작점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셔클은 현대차그룹이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프로바이더로의 전환을 선언하면서, 일상의 이동 문제를 스마트 기술로 해결하고자 시작한 플랫폼입니다. 서비스를 기획한 셔클 사업실은 근거리 이동 문제를 해결하자는 목표로 신도시에 주목했고, 그중에서도 세종을 선정하게 됐죠.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세종은 대중교통 선도 도시라는 목표를 가지고 설계됐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자차를 이용하는 시민들이 많아지며 승용차 수송 분담률이 가장 높은 도시가 되었죠. 이러한 이유로 셔클이 실증을 시작하기에 가장 적합한 도시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문제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이었습니다. 수요응답교통의 경우, 농어촌과 대중교통 부족지역에서만 운행되는 제한이 있었기 때문인데요. 그렇기에 셔클은 규제샌드박스라는 제도를 통해 신기술 실증에 도전했습니다.
더 나은 서비스를 위한 시행착오
21년 4월 13일, 셔클은 세종 1생활권에서 월 구독제 유료 모델로 서비스를 게시했습니다. 일상 속 빈번한 이동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구독제 멤버십 요금제가 효율적일 것이라는 판단이었죠. 이후 더 다양한 사용자를 포용하기 위해 단건으로 결제할 수 있는 라이트 요금제가 추가되었습니다.
‘21.04.13 베이직 요금제 : 월 67,000원 / 일 4패스 (가족 초대 별도 없음)
‘21.04.13 플러스 요금제 : 월 117,000원 / 일 20패스 (가족 초대 + 1명)
‘21.08.13 라이트 요금제 : 월 3,900원 / 단건 결제방식 (1패스당 2,000원)
가입자 및 유료 회원은 라이트 멤버십 중심으로 크게 늘어났습니다. 12월 말에는 오픈 초기에 비해 호출 건수가 10배 성장했죠. 이는 전체 호출건의 46%에 해당하는 수치였습니다.
셔클은 계속해서 만족도와 수용성을 모니터링했습니다. 2생활권 확장과 더불어 대중교통 체계로의 활용 방안을 구체적으로 논의하게 되었죠. 그런데 이 당시 파주에서는 셔클이 경기도와 손잡고 서울 출퇴근 유저를 고려한 대중교통 환승요금제를 적용하면서 강한 파급력과 호응을 얻었습니다. 세종 역시 BRT 정류장 수요가 많은 것을 확인하고 동일한 요금제를 적용했는데요. 결과는 성공적이었습니다. 탑승객이 2배 이상 늘었으니까요.
성장을 거듭하는 셔클
셔클의 대표적인 스마트 기술, ‘다이나믹 라우팅’은 실시간 호출에 따라 경로를 생성합니다. 시간대별 수집된 수요를 기반으로, 다양한 경로의 라이드풀링 서비스를 제공하죠. 이같은 방식은 모든 수요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장점이 있는 반면, 매번 고정적인 시간대에 이동하길 원하는 유저에게는 가변성으로 인한 불편이 따릅니다.
이러한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예약 DRT 서비스를 기획하고 베타 운영했습니다. 서비스 오픈 후, 정기 이동 수요는 어느 정도 소화되는 것으로 보였는데요. 그러나 실시간 호출 유저들의 효율을 저해하고, 출퇴근 시간대 예약 사용자와 일반 사용자 모두의 이동 품질이 떨어지는 패턴이 발견되었죠. 결국 해당 수요의 서비스는 노선 DRT로 기능을 변경했습니다.
이와 같은 케이스 스터디로 얻게 된 결론은, 예약 DRT의 경우 이동 수요가 몰리지 않는 농어촌 지역에 더 적합한 서비스 모델이라는 점입니다. 정기 이동에 대한 안정된 품질 제공을 위해서는 노선 DRT 형태가 알맞다는 것이죠.
현재 셔클은 수요에 따라 시간대별 최적 노선을 제안해주는 기능 개발을 완료했습니다. 노선 DRT를 통해 비효율적으로 운행되던 버스 노선들을 단계적으로 효율화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만큼, 통합 교통 컨설팅과 스마트 솔루션으로 성장을 위한 새로운 시도들을 지속할 예정입니다.
언제, 어떤 사람들이 탈까?
세종이 셔클에서 운행을 시작하고 종료하기까지 3년 3개월, 누적회원은 412,421명으로 집계되었습니다. 총 탑승객 1,365,300명, 총 호출건수 1,153,538 건이라는 기록을 세웠죠(24년 6월30일 기준). 성별의 비율은 남성 35%, 여성 65%로 여성이 두 배 가량 높으며, 연령대별 비율은 30대와 40대의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시간대별 탑승객 분석에는 청소년이 눈에 띕니다. 세종은 학교와 문화시설, 체육시설 등이 서울권과 비슷하게 제공되는 지역으로 특히 청소년 이동 비율이 매우 높습니다. 출근 시간보다는 오후 3시 이후, 학교와 학원 등의 관내 통행 수요가 높은 편이죠. 주말에도 탑승 비율이 시간대별로 더 높아지는 경향을 보여, 셔클이 교통약자인 청소년층의 이동 수요를 어느 정도 책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도별로도 이동 패턴의 변화를 보였습니다. 12월을 중심으로 3년 간의 승하차 정류장 이용 수요를 분석했는데요. 출근과 등교 시간대에는 고운동 동양파라온 주민들의 의존성이 커진 것이 가장 두드러집니다. 증촌동 가재마을 이용객의 수요는 도입 초기부터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죠. 하차 정류장은 두루고등학교 수요가 가장 크게 늘어났으며, 고운고등학교와 세종예술고등학교 수요 역시 늘어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외곽지역인 국립수목원의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보아 고정된 출퇴근 수요가 생성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2021년~2023년 주중 오전시간(06시-09시) 수요 변화]
2생활권에서는 한솔동 BRT 정류장 수요도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하교 시간대는 출근 및 등교 시간대와 동일하게 세종국제고등학교 등의 학교에서 수요가 발생했으며, 아름동 중심상가가 꾸준한 하차 정류장으로 이용되었습니다. 학원가가 형성된 새롬동 인근과 다정동 수요 역시 점차 확대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퇴근 시간대에는 도담동 BRT 정류장과 아름동 중심상가에서 승차 수요가 확대되었고, 나성동 상가와 고운동 동양파라곤으로의 이동 수요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주말 이동 수요는 사업 초기만 해도 거의 전무하다시피 했지만 점진적으로 수요가 생성되었습니다. 고정 수요가 많은 고운동 동양파라곤 거주자들이 주말에도 셔클을 자주 이용했고, 상가가 밀집된 나릿재마을에서의 이동 수요는 2생활권 확대 이후 크게 늘어났습니다. 가장 유의미한 변화는 가족 단위의 이동 수요가 많을 수밖에 없는 주말에 주차, 음주 등에 있어 유리한 측면을 가진 DRT의 이용이 활발해졌다는 점입니다. 이는 동승객 비율이 높아지는 것과도 연관이 있기에, 주말에는 다인승 이동이 약 20% 증가하는 패턴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숫자로 보는 셔클
셔클의 상생 파트너들
셔클을 이용해주는 고객들만큼이나 중요한 대상은 바로 드라이버 분들입니다. 사용자들이 앱을 통해 차량 예상 도착시간과 위치를 확인하고 탑승하는 만큼, 드라이버들의 책임감과 업무 피로도는 높아질 수밖에 없는데요. 또한 다수의 드라이버 분들은 기존의 마을버스 운전 경력자들로, 익숙한 근무 환경에서 벗어나 드라이버 앱이라는 낯선 방식으로 소통하고 운행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물론 탑승객 유무와 상관없이 정해진 노선으로만 운행하는 업무 환경에서, 사용자의 요청에 따라 이동하는 서비스를 경험하며 보람을 느끼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교통정체와 호출취소 등의 이슈로 예정된 시간에 변동이 있는 상황에도 대응을 해야 한다는 것이 또 다른 어려움이죠. 셔클은 이러한 점을 인지하고 이용객은 물론 드라이버의 편의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안정된 운수사와의 협업 역시 중요합니다. 세종교통공사는 셔클이 세종에서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바탕이 되어주었죠. ‘교통사관학교’라는 드라이버 교육프로그램을 만들어 체계적으로 인력을 양성했습니다. 팬데믹 상황에서는 파주에서 협업하며 신뢰를 쌓은 선진운수가 도움을 주었습니다. 차량 10대를 추가 운행할 수 있는 환경을 지원해주신 덕분에, 오래 기다려주신 2생활권 주민들에게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었습니다.
이와 같은 경험을 통해 느낀 것은 스마트 이동에서 기술보다 중요한 것은 역시 사람이라는 점이었습니다. 셔클은 운수사들을 상생의 파트너로 생각하고 드라이버 분들도 스마트한 디지털 이동 환경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고민하고 있습니다.
끝나지 않은 도전
24년 6월 30일, 셔클은 세종에서의 실증 사업을 종료했습니다. 300명 멤버십 달성에 기뻐하던 시절을 지나 누적회원 67만 명의 서비스로 성장했죠. 지금도 매일 3,000명 가량의 회원이 셔클 앱을 이용하고 2,000명 내외의 회원이 탑승하고 있습니다. 지속가능한 이동 서비스의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우려하던 시간을 지나, 일상 속 없어서는 안 되는 이동수단으로 자리하게 되었습니다.
가장 큰 변화는 수요응답교통 관련 법령이 개편되어, 이제는 신도시에도 수요응답교통 면허가 발급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입니다. DRT 사업 역시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며 세종의 공공교통으로 인정받게 되었죠. 이는 지역 환경과 이동 패턴을 분석하여 끊임없이 기술을 고도화한 셔클 내부의 연구원들,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달려준 드라이버 분들, 셔클을 사랑해준 이용객들과 함께 이뤄낸 결과입니다.
셔클은 이제 실증지역 없이 준공영제 서비스로 본격적인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신도시 뿐만 아니라 농어촌, 산업단지, 도농복합지역 등 대중교통이 불편한 지역이나 인근 지역 대비 대중교통이 불평등한 지역에도 도입되어 성과를 내고 있죠. 세종시와는 더 큰 도전을 준비하고 있는데요. 대중교통 활성화를 위한 패스 사업을 선보일 예정이니, 앞으로도 셔클의 발걸음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서비스 주요 이력
도심 수요응답형 운송을 위해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2장 3조 규제특례 신청
’21년 11월 18일 모빌리티 실증특례로 승인
’21년 4월 13일 세종 1생활권 유료 서비스 개시 (구독제)
'21년 8월 13일 멤버십 확대 요청과 단건결제 도입으로 8차 증차하여 운행시작
'22년 부터 2생활권 확대를 준비했으나 운수 사원 채용이슈로 10월 5일 다정동 지역만 확장오픈
'22년 11월 15일 기존 대중교통과의 연계 강화를 위한 환승요금제를 도입 / 탑승객 수 2배 상승
'23년 6월 29일 2생활권까지 서비스 확대되어 1·2생활권 28대 차량으로 통합운영